지난 7월,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병원·음식점 등 707곳의 후기를 조직적으로 조작한 바이럴 마케팅 업체 대표 등 24명을 검거했습니다. 도용 계정과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5년 가까이 올린 허위 후기가 2만8886건, 챙긴 범죄수익은 19억 원대였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병원 담당자라면 가장 먼저 확인할 건 하나입니다. 지금 우리 병원 카페 후기를 만드는 방식이, 이번에 적발된 방식과 겹치는 부분이 있는가.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남 얘기가 아닙니다. 오늘은 이번 사건에서 정확히 뭐가 걸렸는지, 그리고 병원 담당자가 대행사를 어떻게 점검해야 하는지 짚어보려 합니다.
이번에 정확히 뭐가 적발됐나
적발된 조직은 텔레그램에서 대량으로 사들인 도용 계정과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2020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허위 후기를 올렸습니다. 영수증 리뷰는 건당 700원에 작성됐고,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눈여겨볼 지점은 광고를 의뢰한 업체가 707곳이라는 규모입니다. 이 중 상당수가 병원이었고, 검색 노출 순위를 올리려고 이 조직에 돈을 낸 쪽입니다. 즉 적발 대상이 마케팅 업체 하나로 끝나지 않고, 그 업체에 돈을 준 병원까지 이어지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병원은 피해자가 아니라 공동 책임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그냥 대행사에 맡겼을 뿐인데"라는 입장이 통하지 않은 선례가 이미 있습니다. 2019년 서울 성동경찰서가 적발한 맘카페 허위 광고 사건에서는, 광고를 의뢰했던 병원 13곳이 실제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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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사가 어떤 방식으로 후기를 만드는지 몰랐다는 것이 병원의 책임을 자동으로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계약 상대가 처벌받는 동안 병원도 함께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결국 대행사를 고르는 기준에 '어떤 방식으로 후기를 만드는가'가 빠지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결과물(후기 개수, 노출 순위)만 보고 계약하면 그 방식이 안전한지 확인할 기회를 스스로 건너뛰는 셈입니다.
우리 대행사가 안전한지 확인하는 3가지
먼저 계정 운영 방식을 직접 물어봐야 합니다. 도용 계정이나 매크로를 쓰는지, 아니면 실제 회원 계정으로 직접 활동하는지는 대행사가 명확히 답할 수 있어야 하는 질문입니다. 답을 흐리거나 "노하우라 밝힐 수 없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곳은 그 자체가 신호입니다.
다음은 후기 작성자의 실체입니다. 후기가 하루 만에 몰아서 올라오는지, 아니면 고민부터 시술 후 경과까지 며칠에 걸쳐 한 사람의 여정으로 쌓이는지 확인해 보세요. 도용 계정으로 급조된 글은 그 계정의 지난 글 목록에서 티가 납니다.
마지막은 계약서입니다. 후기 작성 주체와 방식,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소재를 계약서에 명시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조항이 빠진 계약서는 나중에 병원만 단독으로 책임을 떠안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검거 사건은 마케팅 업체 하나의 일이 아니라, 그 업체에 돈을 준 707곳 전체의 방식이 도마에 오른 사건입니다. 우리 병원 카페 후기가 어떤 계정으로, 어떤 속도로, 어떤 여정을 거쳐 올라오는지 지금 대행사에 직접 물어보세요. 답이 명확하지 않다면 그게 이미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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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대행사가 도용 계정을 쓰는지 병원이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A.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계정을 어떻게 확보하고 운영하는지, 실제 회원이 작성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답하지 못하는 대행사는 위험 신호로 봐야 합니다. 후기가 올라온 계정의 지난 활동 이력을 함께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몰랐다면 병원은 책임에서 자유로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2019년 맘카페 허위 광고 사건에서 광고를 의뢰한 병원 13곳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선례가 있습니다. 대행사에 맡겼다는 사실이 병원의 책임을 자동으로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Q. 안전한 카페 마케팅과 위험한 카페 마케팅은 결과물만 봐서는 구분이 안 되나요?
A. 어렵습니다. 후기 개수나 순위 같은 결과물은 양쪽 다 비슷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차이는 과정에 있습니다. 계정이 실제 회원인지, 후기가 며칠에 걸친 여정으로 쌓였는지, 계약서에 작성 방식과 책임 소재가 명시돼 있는지를 봐야 구분됩니다.